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Thoughts

시애틀 Day 1

by 이병준 2015. 9. 24.

시애틀에 무사히 도착했다.


대략 30회에 육박하는 미국 출장 경험으로 단련되어 뭐 설마 입국 쯤이야... 하는 흐리멍텅한 정신상태로 입국에 임했으나 다행히 아무 일도 없이 다 잘 넘어갔다. H-1B를 받았다는 것, 그리고 출입국 도장에 유효 기간이 좀 길게 찍혔다는 것 말고는, 평소 출장 다닐 때와 하등 다를 것이 없는, 지루하고도 평범한 입국이었다.


그러나 미국 땅에 도착하면서 깨달았다. 예전에 출장을 올 때는, 무슨 일이건 생기면 도와줄 동료가 있었지만 지금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. 렌트카를 찾고 짐을 풀고 장을 보고 네비게이션을 보며 길을 찾고 운전을 하고 표지판을 보는 모든 것들을 혼자 해야만 했다. 그러나 곧 깨달았다. 그 모든 과정이 영어로 진행된다는 것 말고는, 한국에서의 생활과 큰 차이가 없음을. 못 알아들어 버벅거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받아들일 준비만 되면, 다 괜찮다는 것을. (으...으응?)





오히려 가족과 함께 한 이번 여행(?)의 가장 큰 차이점은, 이번에 옮긴 짐 중에 이 녀석들이 가장 크고 옮기기 까다로운 짐이었다는 것 정도였다... (먼산)


* * *


캘리포니아와 비교하면, 시애틀에서는 시골 동네 냄새가 난다. 굴곡 많은 지형도 그렇고, 아기자기하고 오밀조밀한 거주지 생김도 그렇다. 캘리포니아 땅값이 비싼 이유를 알겠다 (...) 그나마 이런 동네에서 사는 한 가지 장점은, 걸어갈만한 데에 뭔가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는 것이다. (위의 사진에서 보다시피 집 앞에 마트가 있고, 사진에는 나오지 않지만 옆에는 스타벅스가...) 게다가 옹기종기 모여 살아서 그런지 다들 굉장히 친절하다 ㅎㅎㅎㅎ


그건 그렇고 내일부터는 한달 뒤에 이사갈 집을 알아보고 계약까지 성사시켜야 할 판인데 영어때문에 벌써부터 걱정이다. 한 가지 다행인 것은 뭔가 formal한 분야는 내가 잘 알아듣고 좀 덜 formal한 부분에서는 와이프가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는 점이다...